[국민일보 쿠키뉴스] 바이블시론-김형민: 정신혁명이 필요하다 (2014.9.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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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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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아. 절대로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마. 사실은 너는 아주 잘하고 있어! 매일 세상을 새롭게 보라고!”

얼마 전 자살한 로빈 윌리엄스가 찍었던 영화 ‘패치 아담스’에 나오는 대사이다. 올 3월 행사 건으로 그에게 편지를 썼었는데 죽었다고 하니 사뭇 충격적이었다. 늘 환한 작품을 소화했던 그의 뒷면에 이런 어두움이 있었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 온다.

대한민국은 지금 로빈 윌리엄스처럼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아무도 추측할 수 없는 안갯속에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다 안다. 적어도 패치 아담스에 나오는 대사 한마디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더 이상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세상을 새롭게 보면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를 키울 때도 “너는 잘하고 있어” 하고 수시로 용기를 주면 오히려 단점이 커버된다. 하지만 단점을 기준으로 야단만 친다면 아이의 정신세계는 결국 붕괴되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금 대한민국이 붕괴되고 있다. 군대도 교육도 그렇고, 세월호도 그렇다. 벌레가 먹었으면 벌레만 잡으면 되는데 밭을 갈아엎는 어리석은 농부와도 같다. 봄에 고추씨를 심었으면 여름에 수확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하는데 벌레 때문에 전체를 갈아엎고 옥수수를 심으면 되겠는가! 세상에 그런 농부는 없다. 그런데 국가의 큰 농사를 짓는 국회의원들이 그 짓을 한다. 요즘 국회를 불신하여 상당수 국민들이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 심지어 국회를 해산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쪽이 죽어야 끝이 나는 조선중기 당파 싸움 같은 국회를 보며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정말 이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하위 국가가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과장이 아닌 듯싶다. 요즘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떨어져서 견딜 수가 없다.

누가 대한민국을 구원할까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쳐 군부독재 시대 속에서 고통을 겪은 중년과 노년은 피해의식 속에 살아왔고 원통함을 풀지 못한 세대다. 분열의 시대 속에서 자랐으며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타협은 배우지 못했다. 상상을 뛰어넘는 이기심 속에 권위에 대한 순종을 배우지 못한 젊은이들은 ‘정신적 무정부 상태’다. 무엇보다 안 좋은 것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이 사회의 정신은 모두를 혼미하게 만들고 있다. 누가 이 블랙홀에서 대한민국을 구원할까!

국민성부터 바꿔야 한다

덴마크의 중흥을 일으킨 그룬투비 목사가 있다. 그가 있던 19세기는 프러시아와의 전쟁에 패배하여 국가 경제가 파탄이 난 상태였다. 길에는 절망으로 가득 찬 알코올 중독자가 넘쳤다. 그때 그가 문학 작품을 통하여 국민정신을 일으키고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국가를 재건했다. ‘힘이 아닌 국민성을 바꾸어 위대한 국가를 건설하자’ ‘행복하려면 사랑하라! 국가를 위해서라도 하지 말아야 될 것들을 사랑하라.’ 그것이 그가 국민정신 개조를 일으키는 핵심이었다. 결국 덴마크는 국가 재건에 성공했다. 그리고 오늘날 선진국에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국민행복지수 1위 국가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런 정신적인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세(勢)싸움에 눈이 먼 국회의원들에게 국방과 교육, 국가의 미래라는 생명 줄을 맡겨야 한다는 현실이 얼마나 불안한 일인가! 하지만 그런 국회의원을 뽑은 우리 국민 자신부터 개혁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기대할 수가 없다. 못한 것만 비판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국회를 개혁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새로운 국민정신을 일으키는 일이다. 우리 국민들을 일깨울 대한민국의 그룬투비는 어디 있는 것인가!

김형민 대학연합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