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쿠키뉴스] 바이블시론-김형민: 대한민국이 지쳤다! (2014.12.19 일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1-26 17:23
조회
360
며칠 전 어느 기도회에 다녀왔다. 그렇게 높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기도회는 처음 보았다. 국무총리, 국회의장, 각 당 대표, 서울시장, 심지어 안철수 의원까지. 국가조찬기도회 때도 이렇게 다 모이기는 쉽지 않다. 뉴스와 시사에 강한 기독교 방송국이라 정치인들이 한걸음에 달려온 것도 있다. 하지만 예수님의 권위 아래 기도하자고 모였으니 흐뭇하기 짝이 없었다.

국민 통합과 평화를 위한 기도 순서를 맡아 단에 올라섰는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부어졌다. 하나님께서 원하는 것은 통합이 먼저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긍휼이었다. “하나님 아버지, 대한민국이 지쳤습니다. 대통령도 국민도 지쳤습니다. 대한민국의 리더들과 모든 팔로어들에게 쉼을 주십시오. 그리고 침착함과 평화를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필요한 것은 힐링과 위로다.

의심병에 걸린 대한민국

이북 정권이 3대에 걸쳐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 어려서부터 주민들이 서로 의심하도록 훈련 받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도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의심 병’이 들어왔다. 아무도 믿지 못하면 대안이 없다. 우리가 먹을 것이 없고 가난할 때는 서로 믿으며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약점 잡는 영, 단점 잡는 고통에 모든 리더십과 팔로어십이 함께 휘둘리고 시달리고 있다. 리더나 팔로어나 모두가 피해자요, 상처가 가득하다. 멀리 내다보면 ‘더불어 가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모든 것을 얻게 한다. ‘의심으로 얻은 권력’보다 ‘믿음으로 얻은 권력’이 훨씬 견고한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리더십은 나침반을 잃어버린 배처럼 방향을 잃었다. 스펙과 재능으로 이루어진 리더십들이 인격적 기초가 없어 각계에서 무너지고 있다. 인격적 요소가 빠진 리더십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지도자십의 엑셀도, 브레이크도 고장나버린 리더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들이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이며, 정말 두려워할 대상은 ‘역사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이다.

국민 무서운 줄 알고 자신의 인격부터 다스려야 할 것이다. 프로이센이라는 나라에 프레드릭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가 산책을 하다가 한 노인을 만났다. “당신은 누구시오?” “나는 왕이오!” 프레드릭은 웃었다. ‘무슨 왕국을 통치한단 말이오?’ 그가 대답했다. ‘나 자신이란 왕국이오!’ 우리 대한민국의 리더십이 귀담아 들어야 할 얘기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이 일어나길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와 있다. 이천년 전 예수님께서 이 땅에 평화를 가지고 오셨다. 어떤 종교든 상관없이 모두가 기뻐하는 성탄절, 대한민국에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수치심 가운데 있는 리더들과 실망할 대로 실망한 우리 국민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기를 기도한다. 특별히 우리를 보고 자라는 다음 세대를 진심으로 걱정한다. 우리 자녀들에게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어야 할 텐데 말이다.

여기저기서 다음 세대를 통일세대로 준비시켜야 한다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땅에 와 있는 새터민 자녀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필요하다. 그들을 바로 품지 못하면 통일도 의미가 없다. 이대로라면 통일이 되어도 혼란뿐이다. 통일에 대한 의지가 없는 이남의 아이들에게도 통일 세대로서의 교육이 필요하다.

과거 정주영 회장이 소를 끌고 이북으로 올라갔듯 통일이 되자마자 ‘이남에서 잘 키운 탈북 세대’를 데리고 이북으로 올라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것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최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어떤 청년 대학생들이 탈북고아부터 키우겠다고 50억원을 모았다. 놀라운 일이다. 미래의 지도자인 이들이 고구려의 후예들과 함께 통일시대를 열고 세계 질서와 경제, 학문을 의논할 그날을 맞을 것이다. 아직 대한민국의 리더십에 희망이 있다.

김형민 대학연합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