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형민 (8) 미래완료형 기도로 일군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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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21-01-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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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여러 대학에 캠퍼스 교회를 개척하던 중에 만난 학생들 가운데 이윤정이라는 자매가 있었다. 어묵 장사를 하는 어머니의 뒷바라지로 어렵게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그녀는 주말마다 여러 교회를 돌아다니며 특송을 불러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이 자매를 불러서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벌자고 교회를 상대로 돈을 버는 것은 옳지 않다”고 타일렀다. 그 후 그녀는 모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교회 성가대 지휘를 맡았다. 그리곤 신림동 집에서 교회까지 지하철로 오가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찬양하면서 전도하는 ‘이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어느 주일 2부 예배 중에 갑자기 주님께서 감동을 주시기에 강대상에서 그대로 선포했다. “이윤정은 앞으로 카네기홀에서 공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수미보다 더 훌륭한 성악가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 자매에게서 아무 반응이 없기에 내가 “너, 왜 아멘이라고 하지 않니?” 하자, 그녀는 믿음 없는 대답을 했다. “조수미는 아무나 되나요? 카네기홀은 그런 사람들이나 공연할 수 있는 곳이에요.”

나는 그녀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성경에서도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막 11:24)고 하지 않았니? 예수님의 십자가가 우리의 과거,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의 죄까지 용서받게 해주신 것처럼 우리는 미래의 우리 소망도 이미 이루어졌다는 미래완료형 믿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그녀는 비로소 바람직한 말을 했다. “아멘! 목사님, 그렇게 믿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콩쿠르에서 1등을 하면 상금의 반은 무조건 하나님께 바칠게요.”

그 이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녀가 출전한 KBS 콩쿠르, 한미 콩쿠르, 엄정행 콩쿠르 등 유수의 성악 콩쿠르에서 연이어 1등을 했다. 그리고 세계 5대 콩쿠르 중 하나인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에 도전, 결선까지 올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결선 날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도무지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상황에서 그 자매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바로 찬양이고, 찬양은 바로 미래완료형 감사”라는 내 말을 떠올리면서 무조건 주님을 높이겠다는 마음으로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찬송곡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를 반복해서 두 시간 가까이 부르자 어느새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 진정으로 주님을 높이며 찬양하자 성령의 임재와 함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성령과 함께 한다는 믿음으로, 결과는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무대에 올랐다. 놀랍게도 그녀는 대상을 차지했다. 조수미씨가 2등에 머물렀던 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차지한 영광이었다. 심사위원들이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면서 “브라보”를 연호했다.

그런데 더욱 놀랍게도 이 콩쿠르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자에게 카네기홀에서 공연할 수 있는 부상이 주어졌다. 용돈이라도 벌어보겠다고 이 교회, 저 교회를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 자매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교회에서 충성으로 봉사할 때 그녀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녀는 약속대로 정확하게 상금의 반인 700만원을 자신처럼 어려운 학생들에게 써달라고 헌금으로 냈다.

자기 삶의 주인이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라고 인정하는 순간 그 자매의 삶은 180도로 변화했다. 자기가 어디에 있든지 항상 성령께서 자신의 삶에서 일하실 수 있도록 자리를 내드리는 그녀에게는 매일 매일이 기적이다. 얼마 전 독일 함부르크 대학은 개교 이래 처음으로 그녀를 위해서 성악박사 과정을 개설해주어 그녀에게 박사 학위를 받도록 했다. 거기다 스위스 최고 극장의 오페라 주연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정리=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