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쿠키뉴스] 바이블시론-김형민: 헛되고 헛되다! (2014.7.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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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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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이 발견됐다. 유병언의 최후는 비참했다. 존재감을 과시하며 살았던 그였지만, 그의 시신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다. 경찰조차 노숙인 시신으로 오해해 하마터면 수사가 영원히 미궁에 빠질 뻔했다.

마침 어제 기회가 있어 과거 구원파였던 지인에게 유병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구원파 개척 초기부터 있었던 터라 누구보다 유병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유병언은 말씀을 이용하여 많은 물질을 거둬들였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 방학이면 공장에서 일하며, 노동착취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납니다. 그리고 유병언은 자기를 추앙하게 만드는 데 기가 막힌 머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자기애가 심하고 하나님을 구하기보다 건강과 유기농에 집착했던 사람입니다.”

발버둥쳐도 지킬 수 없는 목숨

지인의 이야기는 충분히 상상이 가고 공감이 되었다. 발견된 시신 주머니에서 스쿠알렌이 발견되었고, 도망 다니면서도 특정물만 가려 마셨던 그가 아닌가. 그런 그인데도 제 명을 못 살고 73세로 죽었다. 그는 순간적인 명성을 위해 끝도 없는 욕심을 부렸다. 남에겐 그렇게 인색하고 자기의 이름을 위해서라면 루브르 박물관 사진 전시 등 물 쓰듯 돈을 썼다. 자신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했던 그가 지금은 세계 모든 언론의 웃음거리가 된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컬한 일인가.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 인간이 살려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없다. 누구든지 하나님으로부터 그 영혼이 소환당하면 매실밭이든 어디든 쓰러져 즉시로 가야만 하는 것이다. ‘헛되고 헛되다’는 솔로몬의 전도서 한 줄만 이해했어도 이렇게 신속히 망하진 않았을 것이다.

도망 다니지 말고 회개하라

우상숭배자였던 이세벨 왕비의 죽음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세벨의 시체는 이스라엘 땅에 있는 밭의 거름처럼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도 그 시체를 보고 이것이 이세벨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열왕기하 9장 37절, 쉬운 성경)

유병언의 주검을 이세벨 왕비의 주검과 비교하는 것이 무리가 될 듯하지만 성경은 인간의 본질과 타락에는 동서고금에 예외가 없음을 말하고 있다.

탐심을 경고하며 성경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잉태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장 15절)

이 말씀보다 유병언 전 회장의 인생을 집약하는 글이 또 어디 있을까. 지금쯤 유병언은 그의 시신보다 더 참담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 있을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여 제2, 제3의 숨어 있는 유병언들은 두려워하고 떨어야 할 것이다. 종교뿐 아니라 각계의 ‘유병언’들이 ‘세모의 유병언’을 보고 자신의 끝을 고쳐 갈 수 있기를 감히 기대해 본다.

이제 유병언은 죽어 시체로 돌아와 검사나 판사 앞에 세울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법정보다 더 큰 하나님의 법정 앞에서 숨겨진 불법들이 다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엄중하고 의로운 심판을 받을 것을 생각할 때 침몰 백일째를 맞아 세월호 유족들이 작은 위로라도 받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인간은 다 각자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 9:27)

모든 인생은 하나님 앞에 서서 자기가 살아온 삶에 대해 직고해야 한다. 신실하게 하나님을 높이며 살았는지, 아니면 하나님의 영광을 도적질하며 자신을 높이며 살았는지 다 드러나게 될 것이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유병언처럼 도망 다니지 말고 하나님께 진심으로 회개해야 할 것이다. 유병언을 보라.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신다!

김형민 대학연합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