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믿음이 식어가는 때, 다시 희망의 불씨 살리고 싶다” (201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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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1-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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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식어가는 때, 다시 희망의 불씨 살리고 싶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창립 10주년 맞은 대학연합교회의 김형민 목사



▲대학연합교회 김형민 목사. 그는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주신 기회”라며 “이 땅의 아이들이 정죄 아래서 살고 있다. 그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체구가 작았다. 사진에서 느꼈던 강인함도 없었다. 웃는 얼굴에, 햇살이 드리우니 천생 여자…, 여자다. 대학연합교회 김형민 목사는 이른 아침 부은 얼굴에 수줍어 하고, 단정함이 몸에 밴…, 목사라는 말보다 여인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지난 10년 간 맨몸으로 부딪쳐 전 세계에 교회를 17개나 세운 목사라니. “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셨죠.” 이런 고백 수없이 들었는데, 가슴으로 “아멘”을 되뇐 건 드물었던 것 같다.


스스로 “깡통교회”라 부르는 ‘컨테이너박스 교회’ 시절, 사람들이 지나는 거리에서 홀로 무릎 꿇고 기도하던 그 때도 김 목사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대학연합교회를 개척하고 10년, 김 목사에겐 어느덧 그와 함께 꿈을 꾸고 비전을 나누는 수많은 청년들이 생겼다.

어두워진 청년들, 다시 빛 가운데로… 기도는 그 첫 걸음

그렇다. 김 목사는 청년사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선교를 위해선 청년들이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학원선교…, 김 목사는 처음의 이 다짐을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실현하고 있다. 인터뷰를 나누던 그 때도 김 목사의 옆에는 청년이 있었고 그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 “남들 다 부러워하는 학교 나온 친구인데,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신학도 공부하고, 참 많이 변했다.” 함께 있던 청년을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마치 엄마와 같은 눈으로.

“요즘 청년들은 자라면서 충분히 동심을 누리지 못해요. 그리고 사랑이 많이 부족해요. 부모들이 사랑을 준다고 하지만 그 대신 자신의 욕심을 주는 경우가 많죠. 이렇게 살기 좋은 세상인데 오히려…. 홍수에 물이 부족하다는 말이 딱 맞아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게 있는데 정작 그게 빠져 있으니.”

그래서 김 목사는 먼저는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 선생, 멘토가 되어 주려 했다. 내가 아는 것,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만 전부인 줄 아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지혜와 꿈을 전해 그들을 ‘진짜’ 청년으로 세워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밝음을 다시 찾아주고 싶었다.

“지난 10년 동안 ‘샤인(shine) 영성’을 가르쳤어요. 성경 이사야서 60장 1절에 나오는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는 그 말씀에 따라…. 아이들이 너무 어둠 가운데 갇혀 있습니다. 그러니 밝지 못하고 힘 없이 주저앉는 거죠. 그래서 일단은 밝아져야 한다. 밝아지면 힘이 생길 것이고 그 힘으로 선교도 전도도 하는 것이니까.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주신 기회에요. 그게 복음이잖아요. 이 땅의 아이들이 얼마나 정죄 아래서 살고 있는가…. 그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기쁨을 줘야 한다는 게 제 믿음입니다.”

그래도 아이는 아이다. 청년, 혈기의 대명사 아닌가. 많은 유혹에 흔들리고, 그 만큼 실족하기 쉬운 세대가 또 그 또래다. 김 목사 역시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기도의 자리로 나와야 해요. 신앙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여서, 그 관계가 틀어지면 기쁨도 없죠. 기도는 하나님과 닿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니까, 하루의 시작도 그리고 그 끝도 기도와 함께 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청년들이 염려만 하고 기도는 하지 않아요. 하루를 기도로 시작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죠. 악한 영들의 공격이 얼마나 많은데…, 기도하지 않으면 목사도 무너져요. 그런데 하물며….”



▲대학연합교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를 드리는 모습.

김 목사에겐 확신이 있었다. 그는 “기도의 자리로 나올 수만 있다면, 그러면 성령님께서 다 알아서 하실 것”이라며 “말씀을 행할 수 있는 의지와 힘도 기도에서 나온다. 기도해서 힘을 받고, 그것으로 말씀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기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한 가지 단서를 붙였다. “그런데 기도해야겠다는 마음, 내가 지금 잘못 가고 있다는 문제의식…, 이런 것들은 그가 얼마나 영적인 것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있을 수도, 또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이 세상의 그것보다 하늘을 더 사모하는 이에게는 기도하지 못하는 현실이 가슴을 칠 만큼 안타깝고 힘든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은 자에게 기도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며 도리어 시간만 뺏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고 만다는 의미다. “기도의 자리로 나와야 한다”는 권면도 전자에게라면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후자에겐 그저 ‘잔소리’에 불과하다는 게 김 목사의 말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믿음이 식어가는 때라는 겁니다. 옛날보다 기도도 더 많이 하고 말씀도 더 많이 봐야 할 텐데, 현실은 정반대니까요. ‘마지막 때 믿음을 보겠느냐’는 예수님의 말씀이 참 실감나는 시댑니다. 교회서도 청년들이 떠나고 있고…. 희망이 아주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잠시 침묵이 흐른다. 하나님을 위해, 그리고 청년들을 위해 지난 10년 쉴새없이 달려온 그는 외면할 수 없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그 역시 부정하고 싶고 “희망이 있다”고 외치고 싶지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하나님이 보인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 다시 희망의 불꽃을 일으켜야죠. 여전히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은혜를 주시니까요.”

여자들이 왜 목사가 되어야 하느냐 말하기 이전에…

섬세한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여자라서 여린 구석도 있는 것 같고…. 어떻게 목사가 됐을까.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김 목사의 남편은 하늘비전교회 오영택 목사다. 이 교회 오관석 원로목사는 시아버지다. 목사가 된 건 남편과 시아버지의 권유 때문이란다. 비록 여자이지만 목사로서의 자질을 미리 눈치챈 그들이, 목사라는 건 꿈도 꾸지 않았던 그를 목사가 되게 했다고.

“목사가 되려면 적어도 남을 위해 살아갈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그런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죠. 그래서 처음 안수받을 때, 두려워서 도망까지 쳤어요.(웃음) 시아버지께서 며느리 안수 준다며 당시로선 유명하던 목사님들을 안수위원으로 다 모셔놓았는데 말이죠. 그러다 결국 목사가 됐습니다. 안수받을 땐 정말 죽을 맛이었는데, 지금은 남편과 시아버님께 감사해요. 물론 하나님께 가장 그렇구요. 이제야 깨닫게 된 거죠. 목사 안수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었고, 목회는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것을….”

우리나라에선 아직 여자의 삶이 쉽진 않다. 목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여자 목사다. 그 여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김 목사 역시 그랬다고 했다. 하지만 여자 목사도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그는 역설했다.

“많은 약점들이 있지만 여자는 남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자들이 만지지 못하는 영혼의 아픔을 만질 수 있어요. 지금도 많은 여자 목사들이 남들이 잘 가려 하지 않는 농·어촌교회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아니면 교회가 설 수 없는 곳들이 많죠. 여자들이 왜 목사가 되어야 하느냐를 말하기 이전에 하나님의 섭리를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남종 뿐만 아니라 여종에게도 성령을 부어주신다는 그 말씀과 함께요.”



▲김형민 목사가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그는 “7천 명의 목사와 선교를 세우는 것이 꿈”이라며 “이를 위해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다니는 사관학교를 만들었다. 여기서 캠퍼스 선교사, 학원사역 전문가들을 길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7천 명의 목사와 선교사를 세우는 그날까지


대학연합교회 10주년을 맞은 김 목사에게 앞으로의 10년, 그리고 그 이상의 미래를 물었다. 그는 “7천 명의 목사와 선교를 세우는 것이 꿈”이라며 “이를 위해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다니는 사관학교를 만들었다. 여기서 캠퍼스 선교사, 학원사역 전문가들을 길러내고 싶다. 그래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걸려 왔다. 선교지에서 걸려온 것 같았는데 김 목사가 “어둠의 세계로 더 들어가야지 망설이면 되겠느냐”고 야단을 친다. 한참을 그러다 전화를 끊고는 “미안해요. 어디까지 했죠?”라고 묻는다. “사관학교에서 선교사들을 길러 내겠다는…” 기자의 말에 김 목사는 “아참, 그래서 세상 땅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게 하고 싶어요. 아직도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민족이 너무 많으니까요”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김 목사의 꿈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링크: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57381